같은 사람이라도 옷차림새가 달라지면 상대방에게 받아들여지는 권위와 말의 힘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.
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상대방의 외모나 옷차림새를 보고 그의 요청에 따를지 말지를 결정한다.
"오... 옷차림이 번듯한데..? 높은 사람인가..? 이 사람 말을 듣는 게 좋을 것 같아!"
"뭐야.. 집에서 입다가 굴러다니던 옷을 그대로 입고 나왔나..? 너무 구질구질하잖아.. 내가 왜 그 말을 들어야 하지..?"
이런 식으로 상대방의 차림새를 보고 순간적으로 판단하게 된다.
미국 유타주 위버주립대학교 브래드 J. 부시먼 교수는 150명의 보행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.
먼저 그는 자신의 실험을 도와줄 사람을 모집한 뒤 그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고, 서로 다른 옷차림새를 갖추도록 요청했다.
A 그룹 - 허름한 차림
B 그룹 - 정장
C 그룹 - 소방관
이 세 그룹의 사람들은 보행자에게 다가가 이렇게 부탁했다.
"저기 노상 주차장에 있는 분 보이세요? 저분이 지금 잔돈이 필요한데 없나 봐요. 죄송하지만, 선생님께서 1천 원만 저분한테 드리면 어떨까요? 제가 드리면 좋은데, 마침 잔돈이 없어서요.."
이 실험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 까..?
소방관 - 82%
정장 - 50%
허름한 차림 - 44%
위처럼 알 수 있듯이, 소방관 차림의 실험 참여자가 부탁한 경우 사람들은 대부분 순순히 부탁을 들어주었다.
이 정도 결과라면 소방관 복장을 한 사람이 "가정용 소화기를 한대 사주십시오"라고 부탁한다 해도 대다수가 그 자리에서 지갑을 열고 사주지 않을까 싶다.
그래서 사기꾼은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잘 안다.
그들은 왠지 권위가 느껴지는 옷차림 새로 사람을 속이려 들고, 그런 사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.
경찰관 복장을 한 사람이 이런저런 부탁을 해도 역시 사람들은 거절하기 어렵다.
소방관 복장과도 마찬가지로 권위가 느껴지는 복장이기 때문이다.
그래서 상대방이 권위 있는 복장을 하고 있다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.
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겉만 보고는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.
세상에는 겉모습은 멀쩡한데 속은 시커먼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.